Page 69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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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의 근본사상이란 ‘이제설二諦說’에 있다고 보았다.

              길장은 “『중론』이 비록 궁구하지 않은 법이 없으며[무법불궁無法不窮], 다하
            지 않은 말이 없으나[무언부진無言不盡], 그 요체를 총괄하면 이제를 회통하는

            것[회통이제會通二諦]”이라고 했다. 『중론』은 불법의 근본이므로 궁구하지 않은
            법이 없으며, 불법 전체를 모두 성취한 논서라는 것이다. 나아가 어떤 부처

            님의 말씀이나 보살의 말씀일지라도 『중론』에서 설명하지 않은 것은 없다
            고 했다. 『중론』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그 의미를 바로 보면 불교의 모든

            교설을 다 이해하는 만큼 중론에는 미진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와 같이 대단한 의미를 갖는 『중론』의 근본골자에 대해 길장은 ‘이제

            를 회통하는 것[회통이제會通二諦]’이라고 요약했다. 이제란 상대적이고 대립하
            는 이항대립적 사유나 진영논리를 의미한다. 있음과 없음, 진제와 속제, 남

            성과 여성, 보수와 진보 같이 세상은 온통 이분법적 사유에 의해 서로 편을
            갈라 대립하고, 진영논리 속에 갇혀 대립하고 갈등하며 번뇌를 양산하고

            있다. 그런 번뇌에 의해 분노와 적개심이 증폭되고, 갈등과 대립이 격화되
            면 마침내 폭력적 양상을 띠고, 최후에는 전쟁으로 치닫는 불행을 수도 없

            이 보아왔다. 따라서 상대적이고, 대립적인 두 법을 회통하는 것은 대립하
            고 갈등하는 번뇌를 말끔히 제거하는 것이다. 중생의 근원적인 고통은 그와

            같은 번뇌에서 유발됨으로 이제를 회통하는 것은 곧 중생의 근원적 고통을
            제멸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이제의 회통은 난해한 철학에서 이고득락

            離苦得樂이라는 자비심으로 전환된다. 이제회통의 근간은 중생의 번뇌와 고
            통을 제멸하고 영원한 평화와 안락을 위한 자비심이 근간이기 때문이다.



             서재영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선의 생태철학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국대
             연구교수, 조계종 불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불교신문 논설위원,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을 거쳤다. 저
             서로 『선의 생태철학』 등이 있으며, 포교 사이트 www.buruna.org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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