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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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설해져 있으며, 『다라니집경』에 이르러는 그 형식이 거의 완비되었

           다고 한다. 즉 『다라니집경』에는 “도량 중에 단을 만든 다음 화로火爐를 안
           치하고 향화香華·백개자白介子 등에 송주誦呪하여 태운다.” “향로를 손에

           들고 작법作法한다.”는 등의 말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혜통의 설화 속
           에 등장하는 화분은 경전의 화로와 통하는 것일 듯. 더구나 혜통이 무외

           삼장에게 수학하는 과정 중에 그것이 등장하고 있음은 그가 당시에 삼장
                                           1)
           으로부터 철저한 호마법을 익혔던 것 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또한 당나라 공주가 병이 나서 고종이 삼장에게 치료를 청하자 삼장은
           대신 혜통을 천거하는데, 혜통은 다른 곳에 거처하면서 흰 콩 한 말을 은

           그릇에 넣고 주문을 외니 그 콩이 흰 갑옷 입은 신병神兵이 되어 병마를
           쫓으려 하였으나 이기지 못했다. 다시 검은 콩 한 말을 금그릇에 넣고 주

           문을 외우니 검은 갑옷 입은 신병으로 변해 흰 갑옷 신병과 힘을 합해 병
           마를 쫓으니 마침내 교룡이 달아나고 공주의 병이 나았다는 설화가 이어

           진다. 이러한 주술呪術은 그 다음의 설화에서도 나타난다.



                효소왕이 즉위하여 정공鄭公과 함께 혜통을 도모코자 혜통이
                있던 왕망사王望寺에 갑병甲兵을 보냈다. 혜통은 집 위에 올라

                가 사기병을 들고 그 머리에 붉은 붓을 그으면서 갑병들에게
                이르기를, “너의 머리를 보라.” 하니 그들의 머리에도 모두 붉

                은 획이 그어져 있었다. 그때 혜통이 다시 “이제 내가 병목을
                끊어 버리면 너희들 머리는 어떻게 되겠느냐?”고 하니 병사들






           1) 신라의 밀교전래와 전개양상(무관, 석림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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