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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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6호 | 키워드로 읽는 『삼국유사』 2



                       괴력난신의 이면 들여다보기



                                                           오세연 | 자유기고가





             괴력난신이라는 안경으로 『삼국유사』를 들여다볼 때 앞서의 「기이편紀

           異篇」이 한 나라의 왕조나 왕공귀족 등 주로 상층부의 신이함을 재료로 삼
           았다면 이후는 글의 성격으로나 서술 대상으로 다른 모습들을 보인다. 먼

           저 글의 성격으로 볼 때 왕력과 기이편이 역사적 성격이 두드러진다면
           「홍법편」부터는 불교사 및 불교문화사적 성격이 강하다. 이것은 『삼국사

           기』 등과 확연히 다른 삼국유사의 특징이고, 아마도 이것이 오늘까지 『삼
           국유사』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게 갈리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신주편」에 등장하는 세 명의 밀법승



             신기함의 측면에서 눈길이 가는 것은 「신주편神呪篇」이다. 「신주편」은

           총 3편이 수록된 짧은 분량이다. 여기서 신주神呪란 다라니로서 지혜와
           삼매를 뜻하고, 진언眞言의 의미를 가진다. 진언은 붓다의 가르침의 정요

           精要로서 신비적 힘을 가진 것으로 믿어지는 주문이다. 밀교密敎에서는 이
           진언과 다라니를 지송함으로써 마음을 통일하고 궁극의 경지에 도달하여

           부처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삼국유사』 전반에 등장하고 있는 괴
           력난신이 소재나 제재로서의 의미가 크다면 이 신주편의 그것은 어쩌면

           본질적인 차원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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