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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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금당 좌우로 남아 있다. 그 뚫린 구멍의 지름이 20㎝를 웃도는 크기들
이라 만약 문두루법에 필요한 원형 기둥을 여기에 꽂는다면 적당하다고
한다. 그래서 『삼국유사』에서 언급한 바 주문을 외울 때 사용한 단석의 터
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같이 「신주편」에는 3명이 밀법승이 등장하여 당시 신라 사회 밀
교의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초기에 해당하는 이때의 밀법은 주로 악신잡
귀의 구축驅逐을 통한 치병治病·제액除厄 및 호국의 사례로 등장한다. 3
편 모두 공통으로 병을 고쳤고 주술을 통해 액난을 물리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보여주는 신이함은 구름을 탄다든지, 꿈으로 현신하
는 등과 같이 다른 편에서 나타나는 것들과는 맥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밀교 주술로서의 괴력난신
첫 번째 설화에서 밀본 법사는 경전을 읽음으로써 병사病邪를 퇴치하
고 있다. 『약사경藥師經』이 치병주술治病呪術에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주
술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사용되지만 대표적인 것은 주구呪句의 사용이
다. 불교의 대승경전에 수많은 진언·다라니가 설해져 있음은 이 때문이
다. 더 나아가 경전 전체가 다라니라는 신앙까지 발생하는데, 이런 경전
다라니의 활용이 밀본에 의해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설화에서 혜통 법사는 호마법 수행으로 인결印訣을 전해 받는
다. 호마법은 일종의 정화법으로 우리가 천수경에서 항상 외우는 사방찬
도 동서남북 사방을 정화시키는 법이다. 이렇게 대지가 정화되어 삿된
기운이 제거되면 그 장소의 에너지 수준이 고양되고 영력이 높아지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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