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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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설화에서 명랑 법사는 문두루비법으로 외적을 물리쳐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다. 문두루란 무드라Mudra로 수인手印을 맺어 그 위력을
           행사하는 밀법이다.

             이렇듯 여기에 등장하는 각각의 수법은 모두 경전을 근거로 고도의 수
           행력을 바탕으로 행할 수 있는 높은 경지의 행법인 것이다.

             밀교는 7세기에 대승불교의 화엄華嚴사상, 중관中觀·유가행파瑜伽行派
           사상 등을 기축으로 하여 성립하였다. 보통 밀교는 미신적인 주술 체계로

           서, 성력(性力, sakti)을 숭배하는 타락된 불교로 인식되고 있으나, 그것은
           힌두교의 탄트라tantra 신앙과 결합되어 말기에 나타난 좌도밀교左道密敎

           를 가리킬 따름이다. 정통 밀교사상은 개체와 전체의 신비적 합일合一을
           목표로 하며, 그 통찰을 전신적全身的으로 파악하는 실천과 의례의 체계
                    2)
           를 갖는다.
             유사遺事라는 특성상 『삼국유사』의 「신주편」은 다만 일화로서 밀법의

           신비로움을 표면화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이렇듯 여기서의 신이함은 범
           인凡人의 한계를 뛰어넘는 높은 수행력과 정신력, 그리고 경전의 뒷받침

           을 담보로 하여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2) 네이버 지식백과(두산백과사전)


                                               오세연   줄곧 불교출판계에서 일해 왔으
                                               며, 현재 나라연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
                                               다. 2012년 남인도 법회에서 달라이라
                                               마를 친견한 후 티베트불교를 공부하고
                                               있으며, 닝마파의 수행법인 『보현밀의총
                                               집전행』을 공동으로 번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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