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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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려둔 지상의 빈 밭고랑만 즐비했다

             꿈이 더 괴로워, 할 수 없이
             시장에 가 들깨 모종을 사서

             장마가 시작된 날 다 심어 놓고 내려왔다
             그동안 새들이 나를 얼마나 놀려댔을까

             한동안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
             하늘을 쳐다보지 않았다

             싹터오지 않는 땅을 무작정 믿고 기다렸던 내가
             무엇 때문에 그토록 정직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면 안 되는 것일까

             그것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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