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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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6호 | 달과 손가락 사이 4




                             진짜 내 글씨 한 줄



                                          시·그림  최재목 | 시인·영남대 철학과 교수





             진짜 내 글씨 한 줄

             삐뚤삐뚤 써댄다



             해우소 변기에는
             죽을 힘 다해 피고

             온 생명 다 바쳐서 지는
             山, 山, 조각의 문자가

             더러더러 있다



             뜨뜻하게 허공을 머물다 가는,
             무명풍

             그런 헛소리
             부모미생이전의 문자를

             누구나 여기 오면
             한 획 한 획, 애써 꺾어댄다



             진짜 목숨 걸고 새긴 글씨

             그런 맹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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