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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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눈 똥오줌 속에서만
헛소리처럼
들어있는 것이다
잘 모르겠다
흙을 파서 고운 이랑을 만들고
들깨 씨를 묻었다
이만하면 올해도 한 밭 가득 심으리라 확신하며
산을 내려왔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열흘이 지나도 한 달을 다 되어도
싹은커녕 잡초만 무성했다
아무래도 새들이 다 먹어치운 듯 했다
허탈하여 며칠 밭가를 맴돌며
섭섭한 마음으로 새들이 날아간 하늘만 쳐다보았다
이 맘쯤 푸른 들깨 싹들이 구름 고랑을 따라
푸릇푸릇 자라나겠지…,
언젠가는 들깨 알들이 주룩 주룩 지상에 쏟아지겠지…,
새들이 키울 하늘의 밭 모습이 궁금해져, 나는
밤마다 하늘로 올라갔다
거기, 들깨 싹들은 보이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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