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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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6호 |  『백일법문』 해설 76



                    현장 법사의 구법여행과 역경譯經



                                                      서재영 | 성균관대 초빙교수





             『백일법문』은 삼론종에 이어 유식사상과 법상종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중국에서 유식과 법상종을 논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물은 현
           장법사다. 대승불교의 양대 산맥은 용수보살의 사상을 계승한 중관학과

           무착과 세친의 사상을 계승한 유식학이다. 이 두 사상을 중국에 전래한
           주역이 바로 대표적 역경승으로 손꼽히는 구마라집 삼장과 현장법사이

           다. 중관사상 관련 경론이 번역되면서 삼론종을 비롯한 중관사상이 성립
           하고, 유식관련 경론이 번역되면서 법상종 등 유식학이 성립되었기 때문

           이다.



             당나라 법 어기고 천축으로



             구마라집에 대해서는 중관사상을 다룰 때 이미 살펴보았음으로 이
           번 호에서는 유식관련 문헌을 번역한 현장법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현

           장(玄奘, 602~664) 법사는 당나라 초기의 고승이자 중국의 대표적 역경승
           이다. 낙주洛州 구씨현丘氏縣 출신인 현장은 불과 10세 때 형을 따라 낙양

           정토사에서 불경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13세의 나이로 출가하여 현장
           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이후 현장은 중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당대에 유

           행하던 열반涅槃, 섭론攝論, 비담毘曇, 성실成實 등 제반 불교학을 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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