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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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0호                   “ 무엇이 한 마디[일구一句]입니
              『조주록』 읽는 일요일 10
                                            까?”
                                           “뭐라고?”

                                           “무엇이 한 마디냐고요.”
            살아있다면,                         “두 마디가 되었구나.”

            도道다
                                              일구一句란 진리를 한 줄로 요약

                                           한 것이다. 내게도 ‘일구’가 있다. ‘살
                                           아간다는 것은 죽어간다는 것이다.’
            곰글
            불교작가                           인생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누구나
                                           반드시 죽는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죽고 언제든 죽는다는 것이다. 어떻
                                           게 살아도 똑같고 언제를 살았어도 똑

                                           같다. 아무리 봐도 인생의 유일하고
                                           확실한 정답은 죽음뿐이다. 보편적인

                                           사실이고 검증 가능한 사실이다.
                                              성공한 삶이든 실패한 삶이든 다

                                           같이 공평하게 죽음으로 귀결된다.
                                           다들 ‘어찌어찌 살다가, 죽었다.’ 이

                                           한 줄로 졸아든다. 설거지통 수챗구
                                           멍이 하느님처럼 보인다. 죽음은 요

                                           절처럼 아무 때나 찾아오며 참살처
             곰글     1975년생. 연세대 철학과 졸업.    럼 아무렇게나 찾아온다. 생각하지
             2002년부터 불교계에서 일하고 있다.
             9권의 불서佛書를 냈다.                 않고 찾아오며 망설이지 않고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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