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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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0호                     내가 도자기를 하겠다고 마음을
              어설픈 도공의 도자기 이야기 4
                                           굳힌 것은 우연히 들른 김제의 귀신
                                           사歸信寺에서 차를 한잔 대접받고서

                                           였다. 말차를 한잔 타 주셨는데 차
           장인匠人,                           보다도 찻그릇이 마음에 탁 와 닿았

           손이 익는다는 것                       다. 단순하면서도 운치가 있고 기울
                                           지 않는 당당함이 있으면서도 소박

                                           한 느낌이 있었다. 저런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군더더기 없
            김선미
            도예작가                           는 명료함과 어리숙함이 함께 들어
                                           있었다.

                                             누구의 그릇이냐고 물어보니 ‘문
                                           경의 천한봉 선생님’이라고 했다. 나

                                           는 그때까지도 문경에 그런 분이 있
                                           다는 것도 몰랐고 다완茶碗의 존재도

                                           몰랐었다. 집에 온 후 계속 내 마음
                                           은 그 차 사발에 가 있었다. 인생에

                                           서 저런 그릇을 한번 만들어보면 후
                                           회가 없을 듯 했다.

                                             다행히 인연이 닿았는지 선생님
                                           께서는 제자로 받아주셨다. 하시는
             소천素泉 김선미   귀신사에서 찻그릇을
                                           말씀이 도자기의 기술적인 것은 그
             보고 무작정 도천陶泉 천한봉 선생에게 입
             문하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소박하고 자        리 중요한 것도 아니고 자기가 훈련
             연스러운 그릇을 만들기 위해 정진중이
             다. 현재 운산요雲山窯를 운영하고 있다.        을 해야 잘 할 수 있는 것이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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