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고경 - 2020년 1월호 Vol.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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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붓

            을 들고 저술한 것과는 달리 반드시 조사의 설법을 듣고 기록한 것으로서
            그 제자들에게는 일종의 성전聖典과도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간혹 제

            자가 기록한 것에 대하여 조사 자신이 직접 서문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면 생전에 이루어진 것도 있고, 또한 사후에 이루어진 것도 있다.

            따라서 어록의 성격상 당사자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그것을 기록한 제자
            에 따라서 약간의 수정 내지는 보완도 충분히 인정되어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그 성격을 살펴보면 법어法語 및 수시로 행해지는
            제자들과의 문답상량問答商量 등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내용의 요

            약적인 성격이 강하여 어록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울러 어록의
            당사자에 대한 생애가 수반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 전해지고 있

            는 어록의 대부분은 특별히 어록 당사자의 일대기를 붙이고 있는 경우가
            대단히 드물기 때문에 어록이 어록으로서 충분히 이해되기 위해서는 어

            록의 당사자에 대한 법맥法脈과 종파宗派 내지는 당시의 사회여건에 대한
                                        2)
            이해가 수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

            전등사서   중국 선종의 연원을 형성하고 있는 보리달마 이후 2백여 년이

            되는 8세기 무렵부터는 중국문화 내지 사상의 배태된 정통의 문제가 불거
            졌다. 그것이 소위 대감혜능을 조사로 하는 남종과 대통신수를 조사로 하

            는 전등의식의 출현이었다. 그 초기에는 『능가불인법지楞伽佛人法志』·『전







            2)  이와 같은 의미에서 선어록은 후막진염候莫陳琰의 『돈오진종금강반야수행달피안법문요결頓悟眞宗金剛般
             若修行達彼岸法門要決』과 하택신회荷澤神會의 『남양화상문답잡징의南陽和尙問答雜徵義』 등을 그 선구로 언급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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