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고경 - 2020년 1월호 Vol.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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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은 스승이 납자의 근기에 따라서 가르침을 제시하는 갖가지 수완 내지

           방편을 말한다. 또 이치는 스승이 경론의 도리를 제시하여 납자를 교화하
           는 수단을 말한다. 따라서 생생한 언어는 입으로부터 귀로 전달되는 가운
                                                      3)
           데 점차 이것을 전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가미된다.


           원·명·청의 선어록    이와 같은 유형으로서 송대에는 순수어록을 비
           롯하여 전등사서류와 공안집류 등의 방면에서 수많은 선어록이 출현하였

           다. 이러한 모습은 원·명·청대에까지도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갔다. 그
           러나 송대와는 달리 원·명·청대에는 독립된 전등사서 및 순수어록의 출

           현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전등류와 수필류와 순수어록류가 종합적으로 수
           록된 전집류全集類 내지 통집류通集類를 비롯한 문집류의 성격을 지닌 선문

           헌 등이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가흥대장경嘉興大藏經의 경우에 원대 3종·명대 34종·청대 180

           종, 건륭장경乾隆藏經의 경우에 명대 4종·청대 5종, 만속장경卍續藏經의 경
                                                               4)
           우에 원대 19종·명대 10종·청대 7종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들 원·
           명·청대의 선어록은 오늘날 한국불교에서는 거의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중국 선종의 시대적 추이를 따라가며 우선 원대의 선

           어록부터 출발하여 명대와 청대에 이르기까지 주목해볼 만한 수십 가지 문
           헌을 선별하여 그 내용과 구성을 통하여 일별해보고자 한다. 그래서 그 동

           안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원·명·청대 선어록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장
           르와 특징과 성격에 대한 이해를 도모해보고자 한다.






           3) 김호귀, 『선의 어록』, 서울:민족사, 2014, pp.92-93.
           4) 김종진, 위의 책,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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