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고경 - 2020년 1월호 Vol. 81
P. 125

『   』 제81호 | 선시산책 20            시와 술과 거문고를 너무 좋아하
              삼혹三酷 거사 이규보
                                           여 ‘삼혹호三酷好’ 선생으로 불렸던
                                           이규보(1168-1241)는 평생을 ‘시마詩

                                           魔’에 붙들려 살았다. 그런데 그의
            산사의 달빛                         시벽詩癖은 결국 시마에 대한 관심

            탐낸 자유인                         과 그것의 극복으로 연결된다. 특히
                                           그는 시 창작에 있어 감정에 연유하

                                           여 발로되는 ‘연정이발緣情而發’과 시
            백원기                            는 새로운 뜻[新意]과 새로운 언어[新
            동방문화대학원대 석좌교수
                                           語]로 담아내야 한다는 ‘어의창신론
            문학평론가
                                           語意創新論’을 시론의 핵심으로 삼았

                                           다. 그의 이러한 독특한 시론은 선심
                                           의 시심화에서 한결 두드러지게 나

                                           타나고 있다.
                                              과거에 합격한 후 벼슬을 제수 받

                                           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 이규보는
                                           자연스럽게 산사를 찾게 되었고, 스

                                           님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고달
                                           픈 심경을 달래기도 하였다. 어쩌면

                                           산사는 그에게 세상의 번다함과 현
                                           실의 시비분별을 떠난, 마음의 여유
             백원기   전 국제포교사회 회장, 전 한국
                                           와 탈속한 정신세계를 지향하는 공
             동서비교문학회  부회장.  저서로  『선시
             의 이해와 마음치유』, 『불교 설화와 마음       간으로 놓이게 된다 할 수 있다.
             치유』, 『숲 명상시의 이해와 마음치유』
             등 다수가 있다.



                                                                        123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