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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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다루고 있다. 아울러서 중국의 역대왕조 및 그 주변사와 관련된 내용
을 육십갑자의 순서에 맞추어 기록함으로써 유구한 역사에 대한 주인의
식과 뛰어난 문화와 사상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드러나 있다.
중국선종사에서 전등사서는 그 권위와 정통성을 멀리 인도에서까지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달마다라선경達摩多羅禪經』과 『부법장인연전
付法藏因緣傳』을 비롯한 소위 선경禪經에다 그 근거를 두고 몇 가지 법맥의
유형을 만들어갔다. 그 가운데 남종선의 전등계보로서는 하택신회의 노
력에 힘입어 남종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북종의 전등계보를 발판
으로 활용하여 그 위에 남종의 전등계보를 완성하였다. 그 계보는 『달마
다라선경』(411) → 『부법장인연전』(472) → 『전법보기』의 비판으로 등장한
『보리달마남종정시비론菩提達摩南宗定是非論』(732) → 『좌계대사비左溪大師
碑』(754) → 『능가사자기』의 비판으로 등장한 『역대법보기』(774) → 『조계대
사전』(781) → 돈황본 『단경』(780-800) → 『보림전』(801)이다. 3)
이후 『보림전』 10권(801년. 3권이 소실되어 7권 현존)을 계승하여 등장한
『조당집』 20권(952), 그리고 송대에는 『조당집』을 계승한 『경덕전등록』 30
권(1004) 등을 거치면서 다양하고 특수한 전등사서의 출현이 보편화되었
다. 이와 같은 전등사서의 출현은 원나라 시대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졌는
데 그 중심에 있는 것이 곧 『불조역대통재』이다.
『불조역대통재』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전의 전등사서인
4)
『불조통기佛祖統紀』 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남송 시대에 전등사서로 등장
3) 김호귀, 「선종의 법맥의식과 전등사서의 형성」, 『佛敎學報』 제68집, 2014.8.
4) 『佛祖統紀』 54卷(『대정신수대장경』 49, pp.129上-475下). 이하 『대정장』으로 약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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