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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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信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승해勝解를 ‘신해信解’라고도 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믿음[信]을 무조건 믿고 따르는 것[신에게 절대 의존하
            는 감정]이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불교에서는 믿음은 이해[解]를 바탕으

            로 한 것[信解]이라고 합니다. 불교의 입장에서 보면 이웃종교에서 말하는
            ‘무조건 믿으면 병도 낫고 천당간다’는 것은 진정한 믿음도 아닙니다. 게

            다가 진정한 의미의 승해도 아닙니다.
              그런데 한 가지 유념할 것이 있습니다. 『성유식론』 등에서 승해의 본질

            적 성질[性]을 ‘인지印持’, 부차적 성질[業]을 ‘불가인전不可引轉’이라고 주석
            하였듯이, 승해는 선악 모두에게 작용하는 심소입니다. 왜냐하면 진리에

            대해 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은 신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도 관행처럼 지켜오던 것을 바꾸거나 전

            향하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보존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집념執念이나 고
            집이고, ‘꼰대 짓’입니다. 이처럼 승해는 선악 모두에게 작용하는 심소입

            니다.



              승해는 가르침, 진리, 선정을 통해 드러난다



              그리고 『성유식론』의 주석서인 규기의 『성유식론술기』에서는 승해의
            심소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교敎·리理·증證의 3개가 작용해야 한다고 합
                13)
            니다.  그 중에 교(敎, 가르침)란 교시敎示와 언설言說을 말합니다. 교시라
            는 것은 몸과 마음으로 설하는 것이고, 언설이란 언어에 의한 가르침을







            13)  『성유식론술기』 (『대정장』 43, p.429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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