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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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첫 번째 진리이다. 모든 것              위가 얼마나 괴로운 일이겠는지

           은 변화한다, 모든 것은 무상하다!              상상해볼 수 있다. 인생의 모든 비
             그러니 이 변화무쌍하고 무상                극이 사실은 이러한 집착에서 시

           한 세계에서 사는 우리는 얼마나                작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허전하고 불안할까? 이 말은 이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사랑을 사

           세상에 믿고 의지할 대상이 존재                람들은 동경하지만, 만약 로미오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우               와 줄리엣이 죽지 않고 결혼하여

           리는 무엇이든 변화하지 않을 대                사랑을 이루었다면 그들 역시 평
           상을 설정하고, 거기에 내 존재를               범한 부부들처럼 서로간의 사랑이

           기대어 살고 싶어 한다. 그것이 부              변하여 미워하고 싸우기도 하면서
           모 자식이든, 연인이든, 돈이든,               살았을 것이 분명하다. 어쩌면 헤

           종교든 불안한 내 인생을 의지하                어지거나 이혼했을 수도 있다. 아
           여 안식처를 얻고 싶어 한다. 그래              름다워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인

           서 그 대상에 죽도록 매달리고 집               생이고 인생의 진리인 걸 어떻게
           착하게 된다. 불교에서는 이렇게                할까?

           매달리고 집착하는 상태를 ‘오염                   그런데 내 사랑만은 절대 변하
           된, 더러운 집착’이라는 의미에서               지 않을 거야, 그의 마음만은 결코

           ‘염착染着’이라고 부른다.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상
             그런데 이것은 이미 패배가 확               대방의 마음이 달라졌는데도 상황

           정된 내기나 마찬가지이다. 왜냐                이 변한 걸 인정하지 않고 매달리
           하면 이 세상에는 불변하는 항상                며 집착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

           된 존재가 없는 것이 확실하므로,               히 인생이 엄청 괴로워질 것이다.
           이미 불가능한 것을 추구하는 것                바로 이러한 상황을 불교는 “모든

           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러한 행               것이 괴로움이다[一切皆苦].”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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