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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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 해탈의 방법론에 근거한다. 불               다. 불교는 오랜 역사적 발전과 넓

           교 초기 경전인 『아함경』에는 붓               은 지역적 다양성 때문에 상당히
           다가 얻고 다섯 명의 제자에게 최               다양하고 상이한 형태로 나타나는

           초로 설법하였다는 깨달음의 내용                데, 이 공 사상만 인정한다면 모두
           을 ‘삼법인三法印’, 또는 ‘사성제四聖            불교에 속한 것으로 보아도 틀리

           諦’라고 하고, 구체적인 수행 방법              지 않을 듯하다.
           으로 ‘팔정도八正道’를 제시한다.

             삼법인이란 불교의 ‘세 가지 진                 제행무상
           리’라는 뜻이고 사성제는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라는 의미인데, 인                  삼법인 중 첫 번째는 ‘제행무상
           생이 괴로운 원인과 그 괴로움에                諸行無常’이다. 변화해가는 모든 현

           서 벗어나는 방법을 세 가지, 혹은              상들은 변화하지 않는 항상됨이
           네 가지로 설명한 가르침이다. 팔               없다는 뜻이다. 이 세상의 모든 현

           정도는 ‘여덟 가지 바른 길’이라는              상들은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것
           의미로서, 올바른 견해, 올바른 사              에 관련 없이 모두 생멸 변화하므

           유, 올바른 말, 올바른 행위, 올바             로 항상되거나 불변하는 것이 아
           른 생활, 올바른 노력, 올바른 주              니지만, 사람들은 이것들이 항상

           의, 올바른 선정을 말하는데, 이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간다.
           여덟 가지는 도덕성(戒, 계율), 정             그래서 붓다가 이 그릇된 견해를

           신 집중(定, 삼매), 지혜(慧, 반야)라          없애기 위하여 모든 현상은 항상
           는 세 단계 수행으로 설명하기도                되지 않다, 무상하다고 말한 것이

           한다. 이들 사상은 한 마디로 공               다. 이것이 붓다가 보리수 아래에
           空 사상으로 요약되며, 불교의 가               서 깨우친 첫 번째 진리이다. 너무

           장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               쉽고 당연한 말이지만, 인간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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