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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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작정하고 집도 팔고 밭도 팔고 다 팔 사람 있습니까? 손 한번 들어 보
십시오.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자기 재산 온통 팔아 가난한 사
람들 나누어준다면. 그렇게만 되면 내가 목탁 가지고 따라다니면서 그 사
람을 위해 아침저녁으로 예불하며 모실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말
입니다.
설사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는 못 하더라도 우리의 생활 방침은 어떻
게 해서든지 남을 위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남을 위하는 이것이 참으로 나
를 위하는 것인 줄을 알아야 합니다. 남을 위하는 것이 참으로 나를 위한
것이고 나를 위해 욕심부리는 것은 결국 나를 죽이는 것입니다. 남을 위해
자꾸 노력하면, 참으로 남을 돕는 생활을 할 것 같으면 결국에는 마음의
눈을 떠서 청천백일靑天白日을 환히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려운
것을 많이 할 것 없이 한 가지라도 남을 돕는 생활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우리 불교가 앞으로 바른 길로 서려면 승려도 신도도 모두 생활 방향
이 어느 곳으로 가야 하느냐 하면 남을 돕는 데로 완전히 돌려져야 합니
다. 승려가 예전같이 산중에 앉아 됫쌀이나 돈푼이나 가지고 와서 불공해
달라고 하면 그걸 놓고 똑딱거리면서 복 주라고 빌고 하는 그런 생활을
그대로 계속하다가는 불교는 앞으로 영원히 사라지고 맙니다.
절에 다니는 신도 역시 그렇습니다. 남이야 죽든 말든 전혀 상관없이
살다가 내 자식은 어디가 조금만 아파도 쌀 한두 되 짊어지고 절에 가서
“아이고, 부처님, 우리 자식 얼른 낫게 해주십시오.” 하는 이런 식의 사고
방식을 가져서는 참된 부처님의 제자가 아닙니다.
승려도, 신도도 부처님 제자가 아닙니다. 이렇게 해서는 아무 발전이
없습니다. 산중에 갇혀서 결국에는 아주 망해 버리고 맙니다. 그런데 안
타까운 것은 불교 승단에는 승려 전문 대학이 없다는 것입니다. 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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