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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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위하다가 내가 배가 고파 죽을 것 같지만, 설사 남을 위하다가 배가 고

            파 죽는다고 해도, 남을 위해서 노력한 그것이 근본이 되어서 내 마음이
            밝아지는 것입니다. 밝아지는 동시에 무슨 큰 이득이 오느냐 하면 내가

            본래 부처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는 것입니다. 본래 부처라는 것을!
              자기는 굶어 죽더라도 남을 도와주라고 하면 “스님도 참 답답하시네.

            스님부터 한번 굶어 보시지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70평생
            을 산다고 해도, 80살을 산다고 해도 잠깐 동안입니다. 설사 100년을 살

            면서 지구 땅덩어리의 온 재산을 전부 내 살림살이로 만든다고 해봅시다.
            부처님은 무량아승지겁 전부터 성불해서 또 무량아승지겁이 다하도록 온

            시방법계를 내 집으로 삼고 내 살림살이로 삼았는데 그 많은 살림살이를
            어떻게 계산하겠습니까?

              인생 100년 생활이라는 것이 아무리 부귀영화를 하고 잘 산다고 해도
            미래겁이 다하도록 시방법계, 시방불토에서 무애자재한 그런 큰 생활을

            한 그것에 비교한다면 이것은 티끌 하나도 안 됩니다. 조그마한 먼지 하
            나도 안 됩니다. 내용을 보면 10원짜리도 안 됩니다.

              그러나 10원짜리도 안 되는 이 인생을 완전히 포기해서 남을 위해서만
            살고 어떻게든 남을 위해서만 노력합니다. 그러면 저 무량아승지겁, 억척

            만겁 전부터 성불해 있는 그 나라에 들어가고 그 나를 되찾게 되는 것입
            니다. 결국에는 10원짜리 나를 희생하여 여러 억천만 원이 넘는 ‘참나’를

            되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괜찮은 장사가 아닙니까. 장사를 하려면
            큼직한 장사를 해야 합니다. 내가 중심이 되어 사는 것은 공연히 10원,

            20원 가지고 죽이니 살리니 칼부림을 하는 그런 식 아닙니까?
              아주 먼 옛날 부처님께서는 배고픈 호랑이에게 몸을 잡아먹히셨습니

            다. 몸뚱이까지 잡아먹히셨으니 말할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것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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