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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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법 등 어느 것도 실체적인 자성自性이 먼지만큼도 존재하지 않는다[무

            자성無自性]와 언어개념에서 모든 체계[물질적·관념적]는 조금도 손상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세속제와 승의제 원리를 확립한다. 수행[도道]을 설명하

            는 경우, 공성을 깨달은 마음에는 상相에 집착하는 소연所緣[대상]은 먼지
            만큼도 없다는 견해, 이를 토대로 한 오류 없는 깊은 의미를 가진 도차제

            道次第, 하사부下士夫·중사부中士夫의 깨끗한 마음[청정사유淸淨思惟], 예비
            단계에 필요한 자심慈心과 비심悲心으로 인도된 거짓이 아닌 보리심, 육바

            라밀행, 사섭법 등 광대한 수행의 단계 등이 서로 연관을 맺고, 나아가 방
            편과 지혜가 분리되지 않은 완전한 수행의 길에 대한 학습 등에 의지해

            과보果報인 열반·윤회에 머물지 않는 깨달음을 증득한다. 과보인 ‘두 종
                        109)
            류의 색신色身’ 으로 세 부류의 중생들의 이익을 올바른 이치로 실행하
            는 등 대승의 견見·수修·과果의 원리를 주장하는 것이 [중관파의] 일반적
            인 교의敎義이다.

              성문·연각의 종성種姓을 가진 사람들도 ‘보특가라 무아’ 정도를 방편
            부분과 연관해 삼세와 백겁百劫 동안 수행한 후 자신의 깨달음을 증득한
                                                   110)
            다고 중관자속파들은 주장한다. 밀교적 깨달음 을 증득한 불호 논사, 월
            칭 논사, 적천 논사 등은 성문과 연각도 법무아를 깨닫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승 종성種姓의 뛰어난 근기를 갖고 삼대아승지겁三大阿僧祗
             111)
            劫  동안 수행해온 보특가라는 어떠한 특징을 갖출 필요가 있는가?






            109)  보신報身과 화신化身을 말한다.

            110)  grub pa. 성취·완성, 완성의 경지라는 의미. 밀교의 가르침을 믿고 수행해 얻는 깨달음을 말한다.
            111)  보살이 십신·십주·십행·십회향의 수행을 거치는데 일一아승지겁이 필요하고, 보살 10지의 제1

               지부터 제7지까지 수행하는 데 일一아승지겁이 필요하며, 제8지부터 제10까지 수행하는 데 일一아
               승지겁이 필요하다. 이 삼대아승지겁 동안의 수행을 거쳐 제11지에서 불과佛果를 증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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