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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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만송 반야경』에서 “세간의 언어상에서 [말씀하신 것]이지 승의제는 아니

            다.”며 부정 대상의 특징과 결합한 후 말했기 때문이며, 이처럼 한 번 부
            정 대상의 특징과 결합한 후 『반야경』의 본문本文 사이에 부정 대상의 특

            징과 결합하지 않은 문자가 나타나더라도 의미상 이미 결합했기에, 그 때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문자와 함의가 어긋나게 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자속파[자립파]는 『십만송 반야경』 같은 경전처럼 승의제의
                                                   105)
            특징과 직접적으로 결합된 문자가 ‘부정 대상’ 에 나타나면 문자 그대로
            이해해도 되는 요의이고, 『반야심경』 같은 경전처럼 진실의 특징이 분명
            하게 결합된 문자가 ‘부정 대상’에 없는 것들은 문자 그대로 이해해서는

            안 되고 다른 것으로 인도[해석]되어야 하는 불요의 라고 주장한다. 『해심
            밀경』이 두 번째 법륜을 불요의라고 말한 것은 두 번째 법륜 내용 전체에

            대해 말한 것이 아니라고 자속파는 주장한다.
              귀류파는 『반야심경』 등 승의제의 특징이 직접적으로 ‘부정 대상’에 결

            합되지 않은 두 번째 법륜의 경전들 역시 『십만송 반야경』처럼 승의제의
            특징과 분명하게 결합된 경전과 같은 종류이다, 따라서 그런 경전들도 의

            미상 부정 대상의 특징과 결합된 것이므로 문자 그대로 이해해도 되는 요
            의라고 주장한다. ‘무색無色·무성無聲’이라는 경전의 문자가 ‘색色과 소리

            등은 본래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 소리에 섭수됐다[점령됐다]는 것은 아니
            므로, ‘무색無色’이라는 경전의 문자 그것이 색이 없다고 설명하는 경전의

            문구일 필요는 없다. 따라서 용수 보살이 ‘내외內外의 인과因果들에 진실








            105)  dgag bya.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방해되거나 혹은 불필요한 부분을 말한다. 경전적 근거
               나 정확한 논리로 어떤 대상의 본질을 분석할 때 배제해야 되는 부분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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