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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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춰주는 명경明鏡이고 집으로 돌려주는 대도大道이며 선병을 치료해주는
           양제良劑이고 법문의 대전大全이다. 또 그 언사는 명백하고 간이하며 자비
           롭고 간절하여 매번 청풍風淸과 월백月白아래 때를 맞추어 일음영一吟詠하

                            3)
           고, 이제면명耳提面命 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분발하도록 해준다.
           그래서 마치 저 선재 동자가 미륵 보살의 누각에 들어가 역겁토록 수행한
           것을 모두 보고 있는 것과 다름이 하나도 없다. 뜻을 가진 사람[有志者]이
           라면 여기에서 마음을 씻고 깊이 스스로 연구하고 궁리하여 점차 들어감

           으로써 현증現證을 기대해야 할 것이다.”



             ⑩에 대해서는 이렇게 논평해 놓았다. “부산구대浮山九帶는 부산법원이
           납자에게 널리 종문의 어구를 제시한 것이다. 그것을 납자들이 편집하여

           스승에게 명칭을 붙여달라고 보여드리자, 부산이 「불선종교의구대집佛禪宗

           敎義九帶集」이라고 명명했다. 이것을 줄여서 「부산구대浮山九帶」라고도 한다.
           이 구대는 불선종교의佛禪宗敎義의 대강격大綱格을 총체적으로 설명한 것이
           다. 이것은 선종의 교의로 의주석依主釋이다. … … 그리고 10편의 전체에

           대하여 총평한다. 이들 10편은 예부터 불조강종佛祖綱宗의 말[言]로, 진실

           로 선해여의禪海如意이다. 고산노인鼓山老人(위림도패의 스승 영각원현)이 특별
           히 염출하여 찾아온 납자들에게 보였는데 과연 심心에 즉卽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구경에 깨치면 어떤 법문인들 갖추어지지 않겠는가. 또 매 편마

           다 논평을 가한 것은 마치 장승요張僧繇가 용을 그린 것과 같아, 일경一

           經에 점안하자 곧 벽을 타파하고 비등飛騰하는 형세이다.”                     .





           3) 남의 귀를 끌어당겨 알아듣게 직접 가르쳐 준다는 뜻으로 친절한 가르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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