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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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不二信心이다. 언어도단言語道斷이고 비거래금非去來今이다’고 말한다. 그
러므로 만약 다시 의義와 해解로 헤아린다면 그것은 바로 눈을 뜨고 꿈을
꾸는 것과 같다.”
④에 대해서는 『단경』 가운데 일행삼매와 일상삼매의 대목을 발췌하고
논평해 놓았다. “육조는 80생 동안 선지식으로 불식문자不識文字이면서 종
통과 설통이 원명함을 보였다. 이종삼매는 이에 수행인이 일용日用에 실천
하는 현도玄塗의 첩경이다. 조사의 의도에 의거하면 일상삼매一相三昧는 곧
경계에서 실상을 통달하여 환상幻相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고, 일행삼매는
곧 마음이 항상 질직하여 실상에 안주하는 것이다. 제이념에 떨어지지 않
고 심心과 경境이 모두 공하여 이치에 부합하는 삼매라고 말한다. (중략) 일
행삼매에 들어간 사람은 모두 항사의 제불이 법계와 차별이 없음을 안다.
대저 법계가 일상인즉 일상삼매이다. 그러므로 법계에 계연한 즉 일행삼매
이다. 이것이 이치와 수행의 차별이다. 그러나 혜능조사의 의도는 이종삼
매가 모두 수행으로서 그것이 이치에 계합함으로써 구경에 무이無二라는
것이다. 달자達者들은 자세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논평해 놓았다. “영가현각 선사는 어린 나
이에 출가하여 널리 삼장을 탐구하였는데 천태의 원묘법문에 정통하였다.
사위의 가운데서 항상 선관에 명합하였다. 『유마경』을 읽고 확연하게 대오
하였다. 이에 종지를 조계로부터 인가받았다. 영가가 석정을 흔들고 혜능
조사의 주위를 돌고나서 조사와 몇 마디 문답한 것을 살펴보면 단지 일상
에서 응대하는 가운데 곧장 격외로 초월하였고, 깊이 심오한 경지에 들어
갔으므로 혜능 조사가 어찌 깊이 수긍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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