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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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근대불교학을 국제화하는 전기를 만들기도 했다. 다시 말해 일본의
           불교연구가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이다. 시카고종교회의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스즈키 다이세츠鈴木大拙는 일

           본의 불교 상황 내지 동양의 불교 전통을 서양에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근대기 다양하게 전개되는 불교학의 상황을 도쿄 대학의
           인도철학을 중심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1877년 설립된 도쿄 대학에서 최초의 불교학 강좌로서 ‘불서 강의’

           가 생겨난 것은 1879년으로, 이 때 강의를 담당한 사람이 조동종의 승려

           하라 탄잔原坦山이며 그는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을 강의 자료로 사용하였
           다. 철학과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인 1881년에 ‘인도 및 지나철학’이라는 교
           과목이 생겨났고, 1882년에는 ‘인도철학’, ‘지나철학’이라는 교과목으로 독

           립되었다. 1882년부터 인도철학 강사로 새로 부임한 사람이 진종대곡파 승

           려인 요시타니 카쿠주(吉谷覺壽, 1843-1914)다. 요시타니와 하라 탄잔이 격년
           으로 강의를 담당하였다.
             이렇게 불교학이 인도철학의 이름으로 철학의 한 분야로 정착하는 시점

           에 이노우에 엔료井上圓了가 철학과에 입학해 수학하며(1881-1885), 난조 분

           유가 범어학梵語學을 담당하는 1885년에 졸업한다. 난조 분유가 담당한 범
           어학은 인도철학의 분야와는 달리 취급되었고, 범어학은 난조 이후 외국
           인 교수가 담당하고 1897년 다카쿠스 준지로高楠順次郞가 담당하게 된다.

           인도철학은 하라가 1888년, 요시타니가 1889년 퇴직하고, 이들을 이어받

           아 1890년 새롭게 인도철학의 강사로 위촉된 사람이 무라카미 센쇼(村上專
           精, 1851-1929, 무라카미로 약칭, 사진 1)이다. 무라카미 이후 마에다 에운前田慧
           雲이 1899년 강사로 위촉된다.

             1917년 인도철학은 철학과에서 독립해 독자적인 학과체제의 운영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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