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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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이것은 아마도 교사교교 입학 당시 종단을 위한 서약서에 근거해 어쩔
수 없이 취임하게 되었던 것 같다. 또한 이 해 당시 제국 대학으로 명칭이
변경된 도쿄 대학 인도철학 담당의 강사로 위촉을 받는다. 대곡교교 교장
에 취임한 것을 계기로 불교강화소를 폐쇄하고, 『불교강화집』도 3년간 36
호를 발행한 것으로 폐간된다. 대곡교교 교장을 1894년에 사임하고, 도쿄
대학 강사로 위촉된 이후 무라카미는 불교역사의 연구에 크게 매진한다.
무라카미가 불교의 역사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당시 대학에서 듣
게 된 일화에 연유하는 듯하다. 곧 무라카미는 대학에서 일본의 역사에서
불교의 자료를 제외하면 일본의 역사는 성립할 수 없을 정도로 무수히 많
고 그간 많은 자료를 모았지만 누군가가 정리해야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
다. 아마도 이러한 것이 계기가 된 듯하지만, 이후 무라카미는 종단의 원
조를 받아 1894년 불교사 연구를 주로 하는 월간지 『불교사림佛敎史林』을
발행하고 크게 평판을 얻었다. 이 잡지는 3년간 발행된 뒤 폐간 되었지만,
이 잡지의 내용이 후에 『일본불교사강日本佛敎史綱』 제2권으로 정리 출간되
고(1898년간), 이 책으로 1899년 3월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무라카미는 이 책 출간 이후 『진종전사眞宗全史』(1916년간), 『선종사강禪宗
史綱』(1946년간) 등을 펴내고, 불교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담은 『불교통일
론佛敎統一論』(전5편; 제1편-제3편 1901-1905출간, 제5편 1927년간, 제4편은 『진종전
사』로 대체)을 출간한다. 학문적 업적을 내던 무라카미는 종단으로부터 승
적僧籍이 박탈당하는 일을 겪지만 후에 다시 회복된다. 무라카미는 재벌
가財閥家인 야스다 젠지로安田善次郞를 설득해 인도철학이 학과로 독립하
는데 크게 역할을 하며, 1917년 독립한 인도철학과 최초의 교수로 취임하
고, 아울러 대학의 대강당으로 야스다 강당(安田講堂, 사진 2)이 설립되는 데
도 크게 기여했다(1925년 준공). 1905년에는 오늘날 동양여자고등학교에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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