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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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이란 찾아볼 수 없으며
오직 광명만이 가득 차 있습니다.
이에 일체가 융화하고 만법이 평등하여
바다 밑에서 불꽃이 훨훨 타오르고
불꽃 속에 얼음기둥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악마와 부처가 한 몸이요,
공자와 노자가 함께 가며 태평가를 높이 부르니
희유한 성인 세상이란 이를 말함입니다. ……
향기 가득한 황금독의 물을
앞집의 장 선생과 뒷집의 이 선생이
백옥잔에 가득 부어 서로서로 권할 적에
외양간의 송아지와 우리 속의 돼지가 함께 춤을 추니
참으로 장관입니다.
때때옷의 저 친구들은 앞뜰에서 뛰놀고
녹의홍상의 아가씨는 뒷마당에서 노래하니,
서 있는 바위 흐르는 물은 흥을 못 이겨서
환희곡을 합주합니다.” (1991년 1월1일, 신년 법어)
살아 번쩍이는 아름다운 화엄의 세계, 온 우주의 사물들을 아름다운
부처의 꽃으로 장엄되어 있음을 설하고 있다. 새해의 밝은 해가 온 우주를
두루 비추니 어둠은 사라지고 광명이 충만하여 ‘일체는 융화요, 만법은 평
등’하다. 아울러 바다 밑에서 붉은 태양이 찬란하게 솟아오르고 그 불꽃
속에 얼음기둥이 높이 솟아 있다. 악마와 부처가 한 몸이고, 공자와 노자
가 함께 어울려 태평가를 부르니 희유한 태평성대의 원융 살림이다. 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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