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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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같은 목적이 교육과 전도의 방법을 통해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
           때의 교육은 당연히 서양 학문이고, 전도는 기독교 전도로 문서로 전도하
           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보았다. 이 같은 생각을 가진 리차드의 번역에

           서양 학문, 특히 기독교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나리라는 점은 예상할 수 있

           는 일이었다. 리차드의 번역 의도는 서양인들에게 불교 신앙을 전파하려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불교도들에게 기독교 복음을 전파하는 가능성으로
           이용하려던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은 그의 『대승기신론』 영역본 서론에 숨김없이 나타난다. “대승의

           신앙이란 불교가 아니라, 우리의 신God과 구세주救世主를 말하는 기독교
           와 동일한 교의로, 복음Gaspel의 아시아적 양태이다.”라고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도, 불교도 절대자의 초월적이면서도 내재적인 양태가

           포함되어 있지만, 동양은 내재적인 양태를 강조하는 한편 서양은 초월적인

           것을 강조할 뿐이다.”라고 하여, 서양 기독교와 동양 불교의 차이가 본질적
           인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였다. 단지 서양 기독교는 신의 초월성을 강조하
           는 반면, 대승 불교는 신(=진여)의 내재성을 강조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

           고 본 것이다. 이는 중국 근대에 불교와 서양 학문이 만나 형성한, 최초의

           기독교·대승불교 일원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일심·진여와 ‘참된 모델True Model’ 또는 ‘신God’




             리차드는 ‘중생심(衆生心, 중생의 마음)’을 ‘모든 생물들의 영혼(the Soul of all
           living beings)’, 또는 ‘우주의 영원한 영혼(the Eternal Soul of the universe)’이
           라고 번역하였다. 더욱이 후대의 번역본과 달리 리차드는 중생심의 ‘심心’을

           ‘Mind’와 ‘Soul’을 구분하지 않고 혼용해서 번역하고 있다. 서양 전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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