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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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행기를 생각해 보라. 부산에서 타면 눈 깜짝할 사이에 서울이
다. 아마 100년 200년 전 사람이 비행기 얘길 들었으면 미친 소리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네가 옳니 내가 옳니 이렇다 저렇다 말씨름할 것 없이 직접
비행기를 타 보면 안다. 자기 경험과 소견에 맞지 않는다고 이런 저런 의심
으로 믿지를 않는데,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일 뿐 하면 된다. 단박에 여래의
땅을 밟는 이런 묘방이 있음을 알고 속는 셈 치고라도 한 번 해 보라. 해
보면 부처님 말씀이 거짓이 아니고 역대 조사 스님들의 말씀이 거짓이 아
니고 해인사 노장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고불
고조의 분명한 말씀을 확실히 믿고 화두를 부지런히 들어 비행기 타고 서
울 가듯 자성을 확연히 깨쳐 단박에 다 같이 성불하자.
1) [ ]는 원문에는 없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넣은 것이다. 이하 동일.
2) 『기신론』의 설로 근본무명에 의해 진여가 생멸·유전하여 허망한 법을 전개 시키는 과정을 아홉 가지
로 분류한 것이다. 미세한 작용인 무명업상無明業相·능견상能見相·경계상境界相을 3세細, 뚜렷이 파악
되는 지상智相·상속상相續相·집취상執取相·계명자상繫名字相·기업상起業相·업계고상業繫苦相을 6추麤
라고 한다.
3) 무여의열반無餘依涅槃의 준말로 반열반般涅槃·원적圓寂이라고도 한다. 진리를 체득해 번뇌의 속박에서
영원히 해탈하고, 진실의 세계인 불생불멸의 법신으로 돌아간 것을 가리킨다.
4)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깨달음을 지칭한 말로서 보살 수행 계위의 마지막 지위이다. 모든 번뇌를 끊고
지혜가 원만히 갖춰진 자리를 가리킨다.
5) 미세한 번뇌까지 완전히 벗어나 있음.
6) 신라의 고승(617-686). 각종 경론에 통달하고 수많은 저술을 남겼을 뿐 아니라 대승의 보살행을 몸소
실천해 불교의 대중화에 크게 공헌했던 선구자.
7) 중국 화엄종의 제3조로 법명은 법장(法藏, 643-712). 80권 『화엄경』의 번역에 동참하였고, 화엄의 교리
를 체계화한 『화엄경탐현기』·『화엄오교장』 등의 명저를 남겼다.
8) 무명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다.
9) 금강삼매金剛三昧·금강정金剛定·정삼매頂三昧라고도 한다. 보살이 구경의 과위인 불과佛果를 이루기 전
최후에 드는 삼매로 견고한 금강과 같이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는 선정.
10) 금강심金剛心·일생보처一生補處·유상사有上士라고도 한다. 보살 52수행 계위 중 제51위位. 보살 중에
가장 높은 지위로 그 지혜가 부처님과 평등 하다는 의미에서 등각이라고 한다.
11) 선어록에 자주 등장하는 경구. 대체로 마지막 구절은 ‘하용일체법何用一切法’으로 써서 “부처님께서 일
체법을 설하신 것은 모든 마음을 제도하려 하신 것이지만 나에게는 아무런 마음이 없으니 일체법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의 형태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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