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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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 활용되고 있는 일례였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갖가지 교학을 바탕으
로 선법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셋째로 기타 선과 중생의 교화문제 및 일반의 불교신앙 및 불교와 다른
종교와의 관계 등에 대하여 제5, 제10, 제42, 제43, 제44, 제45, 제46, 제
47, 제48 등 9항목에 걸쳐서 논의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서 특히 선과 유
교와 도교에 대한 삼교三敎의 관계는 제42항부터 제48항에 이르기까지 다
양한 주제로 드러나 있다. 이들 주제는 심법의 궁구와 도교의 일기一氣 및
불교의 일심과 유교의 일리一理, 그리고 도교와 유교에서 바라보는 선종에
대한 이해 등에 대하여 질문을 한다. 이들 질문에 대하여 원징은 불교의
일심과 도교의 일기一氣의 차이점에 대하여 논의하면서 선종의 가르침이
한 수 위라고 주장한다. 곧 원징은 불교의 일심一心과 선유先儒의 일리一
理는 같은 점이 있지만, 불교와 후유後儒의 입장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차
이가 있다고 간주하였다.
또한 후유後儒에 대한 입장을 통하여 불교 나아가서 선종이 지니고 있
는 특징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원징의 입장이 잘 드러나 있다. 아울러서
깨침은 분별의 초월이기 때문에 선의 일심이야말로 유교의 오상보다 뛰어
나다는 것이다. 또한 맹자의 인의仁義는 공空인데도 불구하고 그에 대하여
불공不空이라고 주장하는 송유宋儒의 견해는 오해임을 설명해주고 있다. 3)
이로써 원징은 선종과 기타의 상관성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선종 자체의
특수성을 드러내는데 활용하고 있다.
3) 『담연원증선서어록湛然圓澄禪師語錄』 卷8 『선종혹문禪宗或問』(『卍續藏』72, pp.855下-856上)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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