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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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0호 | 특별서평 | 고흐의 그림을 싫어한다는 사람을
김호석 화백의 『모든 벽은 문이다』
본 적이 없는 듯합니다. 물론 일일이
만나보지 않았으니 단정 내릴 일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런 느낌을 받습니
종교적 정성으로 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그의 그림
그린 스님들 진영 이나 삶에 대한 오해도 상당하다는
보는 이 감복시켜 생각이 듭니다. 특히 ‘까마귀 나는 밀
밭’은 고흐가 죽기 전 정신병이 심했
던 시기에 그린 그림인지라 많은 이
장 요세파 수녀
들이 까마귀를 고흐 자신의 불우한
창원 트라피스트 봉쇄수녀원
상황과 정신 상태의 표현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행히도 고흐는 자신의 평생 지
원자이자 소울메이트였던 동생 테오
와 주고받은 편지를 남겼습니다. 또
한 그림을 시작하기 전 보리나주라는
곳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던 시절 그
의 삶의 모습이 남아있어 그의 그림
과 삶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자료
를 우리에게 줍니다. 한 마디로 고흐
의 작품 세계는 그의 삶의 모든 것을
불살라, 이 말이 뜻하는바 그대로 에
누리 없이, 참 생명과 예수의 정신을
사진 1. 김호석 글·그림,
『모든 벽은 문이다』. 선善출판사. 2016. 살고자 한 몸부림이었습니다. 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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