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7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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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솥의 물 끓는 소리가 솔바람에 견주어 부럽지 않으며 봄 여
름 가을에도 자연의 풍류를 즐기는 차를 합니다.또 다도 미술
품에 대한 높은 예술적 취향을 갖추었고, 다실에는 원오극근의
묵적을 소중히 걸고 차를 하는데 이를 지극한 기쁨으로 삼는
다인입니다. 그의 차 속에는 불법佛法의 진리도 그 안에 있습니
다. 그의 다도는 장군이 찾으시는 참 유희이며 진정한 낙도楽
道라고 감히 아뢰겠습니다.”
이 삼자의 만남은 은각사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역사적
실증은 어려우나 일본 다도에서는 주요한 상징적인 장소가 되었다.
마음의 글 끝으로 슈코가 다도 수행을 하는 제자에게 보낸 『마음의
글心の文』이라는 글에서 다도 수행 단계의 진수를 담은 부분을 발췌해서 소
개하고자 한다. 짧은 글이라 언젠가 전문을 소개하고 싶다.
“此道第一わろき事は心の我慢我相也。
다도에서 가장 나쁜 것이 아만과 아상이다.
又は我慢無くてもならぬ道也。
(하지만)또한 아만이 없어서도 안되는 길이다.
心の師とはなれ 心を師とせざれ。
마음을 스승으로 삼지 말고 마음의 스승이 되거라.”
다도가 선의 궁극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슈코는 제자에게 이렇게 전하
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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