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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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떨어진 헌 누더기로 거품 같은 이 몸을 가리고 심산 토굴에서 감자
나 심어 먹고 사는, 최저의 생활로 최대의 노력을 하여야 한다. 오직 대도大
道를 성취하기 위하여 자나 깨나 죽을 힘을 다해서 공부해야 한다.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시키지 않으면 대는 도저히 성취하지 못한다.
사람 몸 얻기도 어렵고, 불법 만나기도 어렵다. 모든 불보살佛菩薩은 중
생들이 항상 죄 짓는 것을 보고 잠시도 눈물 마를 때가 없다고 한다. 중생
이란 알고도 죄 짓고 모르고도 죄 짓는다. 항상 말할 수 없이 많이 지은
죄보罪報로 사생육도四生六途에 돌아다니며,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하게 된
다. 따라서 사람 몸 얻기란 사막에서 풀잎 얻는 것과 같다. 설사 사람 몸
얻게 된다 하더라도 워낙 죄업이 지중해서 불법 만나기란 더 어렵고 어렵
다. 과거에 수많은 부처님이 출현하시어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했건만, 아
직껏 생사고를 면치 못한 것을 보면 불법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것이다.
이렇게 얻기 어려운 사람 몸을 얻어 더 한층 만나기 어려운 불법을 만
났으니, 생명을 떼어 놓고 공부하여 속히 이 한 물건을 깨쳐야 한다. 사람
의 생명은 허망해서 믿을 수 없나니, 어른도 죽고, 아이도 죽고, 병든 사람
도 죽고, 멀쩡한 사람도 죽는다. 어느 때 어떻게 죽을런지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생명이니 어찌 공부하지 않고 게으름만 피우리오?
이 물건을 깨치기 전에 만약 죽게 된다면, 또 짐승이 될지, 새가 될지,
지옥으로 떨어질지, 어느 때 다시 사람 몸 받아서 불법을 만나게 될지, 불
법을 만나도 최상 최고의 길인 이 한 물건 찾는 공부를 하게 될지, 참으로
발 뻗고 통곡할 일이다. 이다지도 얻기 어려운 이 몸을 금생에 제도하지 않
으면 다시 어느 생에 공부하여 이 몸을 건지리오. 제일도 노력, 제이 제삼
도 노력, 노력 없는 성공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노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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