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P. 25

도인스님들의 은혜를 일시에 갚는 때이니 힘쓰고 힘써라!


            3. 위법망구[爲法忘軀 , 진리를 위해서라면 내 육신을 생각지 않는다]
                               3)
              혜가 대사慧可大師     달마 대사達磨大師가 처음으로 법을 전하려고 중

            국에 가서 소림사 토굴 속에 들어가 9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었다. 그때 신광이란 스님이 있어 학식이 뛰어나 천하에 당할 사람이 없
            었다. 학문으로는 대도를 알 수 없는 줄을 알고 달마를 찾아가서 법을 가

            르쳐 달라고 간청하였으나 돌아보지도 않았다. 섣달 한창 추운 계절인데,

            하루는 뜰 밑에 서서 밤을 지나니 마침 눈이 와서 허리까지 묻혔다. 그래
            도 신광은 조금도 어려워하지 않고 그대로 섰으니 달마대사가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돌아보며 꾸짖었다.

              “이 법은 참으로 무서운 결심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성취하지 못하는 것

            이니, 너 같은 보잘것 없는 신심으로 무엇 하겠느냐? 썩 물라가라!” 신광
            은 그 말을 듣자 칼을 들어 팔을 끊고는 달마 대사에게 바치고 도를 구하
            는 결심을 표시했다. 달마 대사는 그제서야 머물기를 승낙하고 법을 가르

            치니, 신광은 나중에 법을 전한 유명한 2조 혜가 대사이시다.                  4)



              왕 화상王和尙     혜통 스님은 신라 사람이다. 그 당시 선무외 화상이 인






            3)  법法을 위해 육신의 안위를 잊는다는 뜻이다. 한 구절의 게송을 듣기 위해 나찰에게 몸을 던진 설산 동
             자雪山童子의 이야기는 위법망구의 정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아가 “피부를 벗겨 종이로 삼고, 뼈를
             갈아 붓으로 삼고, 피를 뽑아 먹물로 삼아 경전을 베껴 쓰기를 수미산만큼 하더라도 법을 소중히 여기
             므로 몸과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는다[剝皮爲紙, 折骨爲筆, 刺血爲墨, 書寫經典, 積如須彌, 爲重法故, 不惜身命].”는 『보
             현행원품』의 내용 역시 위법망구의 정신을 담고 있다.
            4)  눈 내리는 날 밤 문밖에 서서 팔을 잘라 도를 구했다는 고화古話의 내용으로 ‘단비구법斷臂求法’, ‘설중단
             비雪中斷臂’, ‘혜가단비慧可斷臂’ 등으로도 불리고 있다.


                                                                        23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