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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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은 또 어떤 것인가. 만약 두 가지 경우의 아 가 아라면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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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두 개의 아가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또한 만약 일념으로 참구하고 있는 것이 아가 아니라면 곧 단

                공斷空에 빠지고 말 것인데, 이 또한 불가不可한 것이다. 혹 일념

                으로 참구하고 있는 것을 벗어나서 외부에서 아를 찾는다면 미
                래제가 다하여도 불가능하다. 이것은 명백하게 가장 어려운 도
                리이다. 그러므로 모름지기 성심을 다하여 간절해야만 바야흐

                로 그 도리를 알 수가 있을 것이다. 만약 일념으로 참구하는 그

                것이 아인 줄 알아차린다면 상견의 허물에 빠지지 않을 것이고,
                만약 일념으로 참구하고 있는 그것이 아가 아닌 줄 알아차린다
                면 단공의 허물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마음을 현명하

                게 활용하는 도리이다. 삼갈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제6편에서 공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조용히 좌선을 하고 있는데 홀연히 어떤 거사가 문을

                밀치고 들어왔다. 이에 내가 물었다 : 그대는 누구입니까.
                그 사람이 답했다 : 제 이름은 오공입니다. 궁금한 것이 있어서
                특별히 찾아왔으니 바라건대 저한테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오

                래전부터 대사께서 말씀하신 ‘유有를 알면 상견에 빠지지 않고,

                무無를 알면 단공에 빠지지 않는다.’는 소문을 들어왔습니다. ‘무
                를 알면 단공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뜻입니까.




            1)  알아차리는 我와 알아차리는 대상의 我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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