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P. 109

『   』 제92호 | 해인사 백련암           합천 땅에 들어서면 웅장하고 품
              거연심우소요居然尋牛逍遙 3
                                           격 있는 가야산의 기세에 가만히 있
                                           는 사람의 마음도 움직인다. 인근에

                                           는 바위산을 보기 어려운데, 이 가야
            몰록 깨치니                         산은 기상이 높은 바위들이 지상에

            흰연꽃 활짝 웃네                      서 솟아 올라 하늘에 걸린 듯이 서

            頓悟綻白蓮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가야산은 상
            頓修破長夢                          왕봉(象王峯,  1,432.6m)을  주봉우리로

                                           하여  칠불봉(七佛峯  1,433m),  두리봉
                                           (1,133m),  남산(南山,  1,113m),  단지봉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1,028m) 등의 1,000m 내외의 봉우리
                                           들이 연이어 서 있고, 아래로는 높은

                                           봉우리에 짝을 이루듯이 깊은 홍류
                                           동천紅流洞天의 계곡이 달리고 있다.
                                           그리하여 『택리지擇里志』에서도 경상

                                           도에는 석화성石火星이 없는데, 오로

                                           지 합천 가야산만이 우뚝하게 솟은
                                           바위들이 줄 지은 모습으로 있어 마
                                           치 불꽃과 같이 보이고 공중에 따로

                                           솟아 있어 매우 높고 빼어나다고 하

                                           면서, 동시에 골 입구에는 홍류동과
                                           무릉교武陵橋가 있어 반석과 그 위를
             정종섭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전 서울       흐르는 맑은 물이 수십 리에 뻗쳐 있
             대 법과대학 학장, 전 행정자치부 장관.
             『헌법학 원론』 등 논저 다수.             다고 했다. 상왕봉에서 보면, 서쪽으



                                                                        107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