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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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가 말하는 ‘파괴적 감정’과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
                지기 위한 불교 수행에 대해 들으면서, 나는 달라이 라마를 비
                롯한 불교 수행자들이 성취한 것이 자동평가를 반성적 평가로

                대체하는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다년간 수행을 거듭하면 대

                부분의 경우 감정적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설
                령 감정적일 때라도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행동하고 말하
                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 같다. 나는 장차 이러한 능력이 어떻게

                성취되는 것인지 그리고 단기간에 그 능력을 성취할 다른 방법

                이 있는지 연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67쪽)


              저자는 비슷한 취지로 요가 수행자가 자동평가를 취소하는 방식 즉 ‘시

            간을 늘리는’ 방식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달라이 라마와 만났을 때, 그

            는 일부 요가 수행자들은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자동평
            가가 일어나는 극미極微의 찰나를 연장해서 평가 과정을 의식적으로 수정
            하거나 취소할 수도 있다고 한다. 자동평가가 일어나는 순간이라는 극미의

            찰나를 연장해서 평가 과정을 수정하거나 취소하게 하는 것이 바로 ‘평가

            자각appraisal awareness’이다. 그러나 이런 자각은 자신에게도 쉽지 않는 일
            이라는 달라이 라마의 말을 저자는 덧붙였다(134쪽). 평가 자각이 불교의
            정도正道였다면 인도의 붓다에게는 가능했을 것 같다.

              자동평가가 평가 자각 없이 순식간에 일어났다고 해보자. 자동평가 이

            후 감정적 행동 이전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저자는 ‘머릿속에 일
            어나는 일’을 자각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머릿속에 일어나는 일은 바
            로 특정 언동에 대한 충동을 가리킨다. 이제 막 일어난 충동을 자각하는

            것이므로, 저자는 이를 ‘충동 자각’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만일 그런 ‘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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