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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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편적 감정임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표정의 명확성에 대해 다소 의심
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여섯 감정을 논한 다음 모두 열여섯 개의
즐거운 감정을 설명한다. 즐거운 감정은 16가지인가? 이것들 전부가 개별
적인 감정이 될 만한 자격이 있는가? 이 같은 물음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저자가 사용해왔던 ‘기본감정basic emotions’이
라는 용어가 적어도 이 책 본문에서는 사라졌다. 이 개념
에 대한 여러 비판을 감안했을 수 있다. 놀람과 두려움의
표정들이 서로 얼마나 잘 구별될 수 있을까 하는 의혹은
스스로도 품고 있다(248쪽). 그런데도 저자는 감정과 표정
의 보편성에 대한 주장은 분명히 견지한다. 동시에 이 책
여러 군데에서 개인 간 차이, 개개인의 ‘감정 프로필’에 대
해서도 깊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불교와 비교철학 전공자로서 역자(허우성)는 저자가 달
라이 라마를 만난 일, 그리고 그 만남이 저자의 감정 연
구에 영향을 준 일에 유독 관심이 컸다. 저자는 이 책을 사진 1, 『표정의 심리학』
바다출판사, 2020.
집필하는 동안 달라이 라마를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만
났다(2000년). 만남에 대한 자세한 과정은 『비언어적 메시지: 코드 깨기, 나
의 인생역정』(Nonverbal Messages: Cracking the Code, My Life’s Pursuit, 2016)
의 24장에 잘 나타나 있다. 천성적으로 활동적인 그의 딸 이브가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었다. 이브는 정치적으로 불행한 티베트인들의 처지에 강한
관심을 가졌고,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유 티베트’고교 클럽을 창설했
다. 이 일로 이브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달라이 라마를 친견할 수 있도록
다람살라로 초청받았고, 초청을 받은 사람은 한 사람을 동반할 수 있었다.
당시 저자는 불교나 달라이 라마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지만, 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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