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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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류법은 ‘어떻게 하면 붓다의 교설을 잘 기억하여 미
            래 세대에까지 전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현존하는 니까
            야 중에서 숫자별 모음집은 『앙굿따라 니까야, Aṅguttara Nikāya, 增支

            部』이고, 주제별 모음집은 『상윳따 니까야, Saṃyutta Nikāya, 相應部』이

            다. 『앙굿따라 니까야』는 하나의 모음에서부터 열한 가지 모음까지 순서대
            로 붓다의 가르침을 정리하여 편찬한 것이다.
              그러나 주제별 모음과 숫자별 모음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사성제四聖諦는 ‘진리(sacca, 諦)’라는 주제에 편입시킬 수도 있고 ‘넷’이라는

            숫자의 모음집에 편입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사성제는 『상윳따 니까야』의
            「진리 상응」과도 관련이 있고, 『앙굿따라 니까야』의 「넷의 모음」과도 관련
            이 있다. 마찬가지로 사념처四念處도 ‘사띠(sati, 念處)’라는 주제에 포함시킬

            수도 있고, ‘넷’이라는 숫자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 그런데 『상윳따 니까

            야』가 먼저 결집되었고, 『앙굿따라 니까야』가 나중에 결집되었다. 이 때
            문에 『상윳따 니까야』에서 설정한 56개의 주제와 관련이 있는 것은 『상윳
            따 니까야』에 수록되었고, 56개의 주제와 관련이 없는 것은 법수에 따라

            『앙굿따라 니까야』에 수록되었다. 이 때문에 법수로써 붓다의 교설을 파

            악하고자 할 경우에는 『상윳따 니까야』와 『앙굿따라 니까야』를 대조해 보
            아야 한다.
              이 지면에서는 『삼장법수』의 순서에 따라 『상윳따 니까야』에 나타난 법수

            와 『앙굿따라 니까야』에 나타난 법수를 비교해 가면서 붓다의 교설 가운데

            중요한 불교술어를 가려 뽑아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작업을 시도할 것이
            다. 이 작업을 통해 불교 교리의 정수精髓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
            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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