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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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마음이다. ③지켜지지 않아 큰 해로움을 가져오는 것도 마음이고, 지켜
져서 큰 이로움을 가져오는 것도 마음이다. ④단속하지 않아 큰 해로움을
가져오는 것도 마음이고, 단속되어 큰 이로움을 가져오는 것도 마음이다.
⑤제어되지 않고 지켜지지 않고 단속되지 않아 큰 해로움을 가져오는 것
도 마음이고, 제어되고 보호되고 지켜지고 단속되어 큰 이로움을 가져오
는 것도 마음이다.
위에서 살펴본 앞의 구절은 번뇌의 속박에 얽매인 범부의 마음을 나타
낸 것이고, 뒤의 구절은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난 성자의 마음을 나타낸 것
이다. 이처럼 참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것이 마음이다. 따라서 이 마음을
제어하고 보호하고 지키고 단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제어되지 않고 보호
되지 않고 지켜지지 않고 단속되지 않은 마음은 번뇌에 오염된 것을 의미
한다. 불교의 수행은 번뇌에 오염된 마음을 정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번뇌의 단절’ 혹은 ‘번뇌의 소멸’을 수행이라고 한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온
갖 번뇌를 절복시키는 것이 바로 불교수행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 마음을
제어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음은 너무나 빨리 변화하기 때
문이다.
붓다는 “비구들이여, 이것과 다른 어떤 단 하나의 법도 이렇게 빨리 변
하는 것을 나는 보지 못하나니, 그것은 바로 마음이다. 비구들이여, 마음
이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 그 비유를 드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AN.Ⅰ.9)
마음은 찰나생 찰나멸하기 때문이다. 마음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하나의
‘흐름sota’에 불과하다. 이처럼 빨리 변화하는 실체가 없는 마음에 이끌려
행동하면 번뇌에 물든 마음의 지배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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