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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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조선불교월보』를 나침반으로 삼기를 권장하
            고, 오랜 인습에 젖어 잠을 자는 청년들에게 잠
            을 깨어 우리 불교를 다시 닦자는 내용을 담고 있

            어 문학적 참신성을 찾기는 어렵다. 다만 계몽의

            시대에 대중적 불교가요를 새로 만들어가는 상
            황에서 언문풀이 양식을 활용함으로써 불교계에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사진 3. 한시와 한글 시가(5호).
            만하다. ‘가갸 거겨’라는 동일한 음성이 반복되는

            일종의 라임에 다양한 가사를 붙여 변주하는 「언문가」는 당시의 포교 가요
            로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다.



            근대 의례의 정립을 모색하다    『월보』에는 전국적으로 이루어진 석탄일,

            성도일, 열반일 행사의 절차와 성황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어 시대적 변화
            를 살펴볼 수 있다. 의식 절차의 하나로 찬가讚歌나 창가唱歌를 불렀다는
            기록이 빠지지 않았다. 포교당의 건축이나 행사시에 창가는 필수적인 절

            차의 하나로 각인되는 상황도 「잡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5호의 「잡보」

            에는 ‘범어사 주최 경성 포교당 건축(조선임제종중앙포교당 개교식 거행)의 식
            순’이 아래와 같이 기록되어 있다.



                 1.개회 2.귀의삼보 3.창가唱歌(사립호동학교학생) 4.주악奏樂(고아원

                음악)  5.취지설명(한용운)  6.입정入定  3분간  7.설교(백용성)  8.찬연
                9.축사 9.주악 10.창가(상동) 11.불교만세 12.폐회 13.진다과進茶菓



              이러한 식순은 『월보』의 1-6호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 이 시기 매우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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