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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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고 이목을 끄는 행사로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 행사에 소개된 창가 역시 불교계의 의식에 새로 유입된 절차로 주목되
           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7호 이후에는 더 이상 자세한 의식절차

           의 소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제는 이러한 행사 식순이 일반적 경향으

           로 자리 잡았음을 유추할 수 있다. 1913년에 이르면 기존의 의식에 환등
           회幻燈會라는 포교 방식이 등장하여 주목된다. 경성의 각황사(중앙포교당)에
           서 연행된 열반일(15호)과 성탄절(17호)이 성대하게 진행된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데, 여기에 ‘여래 팔상 환등’, ‘여래응화사적 환등회’가 열려 ‘인산인해’

           를 이루고 ‘장관 기관’을 이루었음을 보고하였다. 석가여래의 생애를 여덟
           장면으로 나눈 슬라이드를 제작하여 보여주면서 연사가 각 장면에 대한
           설명을 부가하는 상황이 그려지는데, 당시로서는 대중들의 호기심과 탄성

           을 자아내는 전무후무한 광경을 연출한 것을 보고하였다.


                “경성 조선불교중앙포교당에셔는 열반일에 성대한 기념식을 주
                야 2회에 설행設行하며 야회夜會에 여래팔상如來八相 환등幻燈이

                유有함으로 인산인해를 성成야 비상한 성황을 정呈하얏는데

                그 순서는 여좌如左하더라.” (15호, 「잡화포」)


             『조선불교월보』의 불교행사 소식란에는 당시 새로운 문화로 등장하는 포

           교 가요(창가)가 널리 확산되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고, 1913년에는 일종의

           슬라이드인 환등회가 서울 각황사에서 열려 당시 대중의 열렬한 호응을 이
           끌어 내었음을 잘 보여준다. 불교의 혁신과 대중화는 대중들이 향유하는
           가요 양식과 대중의 긍정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체의 혁신을 통해 이

           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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