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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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보살이나 여래와 같은 존재라기보다는 ‘수행하며 깨달아가는 존재’일 것
이다.
독성에 대한 논의는 심심치 않게 전개되었는데, 논의 초기에는 대개 16나
한 중 첫 번째인 빈두루 존자라고 알고 있었으나, 연구가 진행되면서 혼자
서 깨달은 모든 존재를 독성이라고 봐야한다는 견해도 제기되었다. 이처럼
독성이라는 존재에 대해 의견이 쉽게 모아지지 않는 것은 독성이 다른 나
라에는 없는 캐릭터이며, 본격적으로 봉안되기 시작하던 조선후기에도 정
체성이 정의되지 않아 지금까지 그 영향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독성이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그가 어디 출신인지를 찾
아 볼 필요가 있다. 「독성의문」에 의하면 그를 “천태산상독수성중天台山上
獨修聖衆”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 의문은 1634년에 간행된 『영산대회작
법절차』에 수록된 글이다. 이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독성은 천태산(사진
1)에 있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는데, 천태산 하면 떠오르는 인물
이 있다. 바로 천태지자天台智者(538-597)이다(사진 2).
천태지자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간단히 언급하자면 불
사진 1. 천태산 국청사탑(중국의 창). 사진 2. 천태지자Sina 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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