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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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던 무량수전 이외의 법당이 무너진 후 재건되지 않은 것이 이러한 불
교의 변화를 보여주는 실례라고 할 수 있다.
애써 서있는 건물을 일부러 넘어뜨리지는 않지만 법문을 듣던 공간(강
당·법당)과 예불을 올리던 공간(금당·불전)의 구분이 없어진 마당에 둘 중 하
나가 없어지면 굳이 다시 세우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장곡사도 지금
은 상대웅전과 하대웅전으로 구분 없는 두 개의 법당이 남아있으며, 마곡
사도 대광명전과 대웅전으로 종류만 다를 뿐 법당이 두 개인 것은 부석사
처럼 중간에 하나가 쓰러지지 않은 덕일 것이다.
비하인드 스토리
당시 부석사에서 안
양문 아래에 있던 법당
이 없어지게 된 상황은
공교롭게도 문경 대승사
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
할 수 있다. 대승사에서
법당을 중창한 후 부처
님을 봉안하려고 하였
는데, 이때 부석사 법당
에 모셔진 목각탱(국보
제321호)에 향화가 끊길
지경이라는 것을 알게
사진 9. 대승사 목각탱(문화재청). 되었다. 그래서 대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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