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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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다. 이러한 건축을 현대적으로는 필로티pilotis라고 부르는데 현대건축
에서는 필로티부분을 문이라고 부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이 문을 들여다보면 석등(국보 제17호)과 무량수전이 겹쳐 보이는데 신기
하게도 석등이 왼쪽으로 살짝 치우쳐져 있다(사진 4). 이미 많이 알려진 사
실이지만 이렇게 석등을 한쪽으로 살짝 치우쳐 놓은 이유는 이 문을 통과
하는 사람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오른쪽으로 유도하기 위한 장치이다. 이렇
게 오른쪽으로 유도된 동선은 삼층석탑(보물 제249호)이 있는 무량수전의
오른쪽으로 이끌리는데, 이
쪽이 바로 무량수전 안에 봉
안된 아미타불의 맞은편인
것이다.
연구자에 따라 무량수전
을 11세기 또는 14세기 건물
로 각각 다르게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견해차와는
사진 5. 무량수전 영역의 동선.
별개로 무량수전 영역은 안
양문을 포함하여 석등 및 삼층석탑이 모두가 하나의 계획 하에 자리 잡았
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사진 5). 그렇다면 왜 사람들의 동선을 아미타불
맞은편으로 유도하려 한 것일까?
공부법과 공간
강당이라는 곳은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이곳에서의 교육은 ‘묻고 답
하는 방식’으로 행해진다. 의상이 설한 『화엄경』의 내용이 후대에 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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