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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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고 뚫어 놓은 구멍 속으로 칼을 찌릅니다. 그 상자는 보통 사람의 크기
보다 약간 작게 만들어져 있으므로 그 속에 들어가 있는 한, 결코 칼날을
피할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되니 오장육부가 모두 칼날에 구멍
이 생길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심지어 심장에 꽂힌 칼은 숨을 내쉬고 들이
쉬는 동안 칼이 오르락내리락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칼을 빼고 상자를
열어 보면 그 안의 사람에게는 아무 상처도 없는 것입니다. 칼을 찌를 때
도 아프다는 소리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칼 상자보다 더 놀랍고 사람의 초능력의 깊이를 깨우쳐 주는 실험으
로 생매장生埋葬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피실험자가 죽은 듯
이 삼매에 들어갑니다. 의사가 검진하여 맥박도 끊어지고 호흡도 끊어지고
뇌파 검사에서 뇌활동도 완전히 정지되었음을 확인합니다. 이렇게 되면 이
사람은 죽은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사람을 단단히 밀랍 포장하여 땅을 파
서 묻어 버립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알아둘 것은 설사 죽지 않았다고 하여
도 사람은 서너 시간만 땅에 묻어 두면 누구나 죽게 마련입니다. 한 시간
이 아니라 불과 수 분이 지나도 다시는 깨어날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이
실험에서는 시체를 묻어 놓고는 며칠, 몇 달 또는 일 년 동안이나 계속 놓
아두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일 년이 지난 뒤에 미리 정해 놓은 시간에 파
보면 일 년 전에 의학적으로 죽었다고 판정받은 그 사람이 옷을 훌훌 털
고 일어나는 것입니다.
캐논 경은 이 생매장 실험을 사람이 많이 모인 홀에서 실시하였습니다.
무대 위에 모래를 수십 짐을 져다 놓고, 그 속에 사람을 묻었습니다. 그리
고 얼마 동안 기다렸습니다. 과연 미리 지정한 대로 15분이 지나자 모래더
미에 묻어둔 사람이 툴툴 털고 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인간
은 귀신도 탄복할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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