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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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달마도가
그려진 최초의 기록은 『도은
집陶隱集』에 전하며 고려 공
민왕 때 그렸다는 ‘달마절로
도강도’이다. 이와 함께 송도
의 운거사라는 사찰에 ‘달마
화상’이 있었다는 기록이나
이두첨이 그린 ‘달마도’ 등과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달마 화상’이나 ‘달마 대사
상’이라는 언급을 통해 볼 때
고려시대에 달마도가 성행하
사진 1. 김명국 「달마도」.
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공민
왕 때 「달마도」를 그렸다는 기록은 고려시대의 선의 확산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기록만 전할 뿐 현재 전하는 그림이 없어 아쉬움을 더한다.
이후 우리나라의 선종화로서 최고의 걸작 달마도는 17세기 연담 김명국
의 「달마도」(사진 1)라 하겠다. 김명국은 직업화가지만 선승들과 친분이 많았
던 불자로 전해온다. 이 걸작의 달마도는 김명국이 일본에 조선통신사의 일
원으로 갔을 때 그렸던 것인데 당시 일본에서 인기가 높아 그림 요청으로
밤잠을 못 잘 지경이었다고 『사행록』에 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선 중기 화단의 거장인 심사정의 「달마도」와 김홍도가 그린
몇 점의 「달마도」가 현재에 전하고 있으며 조선 후기와 근대에 이르러 다수
의 달마가 그려지고 현재 전하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내장사에서 선풍
을 일으켰던 백학명 스님의 「달마도」와 통도사 극락암에 주석하셨던 경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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