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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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달한 신광神光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법의 가르침을 청하였다.
그러나 대사는 면벽한 채로 아무
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신광은
춥고 눈 내리는 긴 겨울밤을 지새
웠다. 대사가 하룻밤의 얄팍한
덕으로 지혜를 얻고자 하느냐며
꾸짖자 신광은 칼을 빼어 왼쪽
팔을 잘라 구도 결심의 척도를 보
였다. 이에 땅에서 파초 잎이 솟
아나 팔을 받쳤고 대사는 신광의
입문을 허락하여 혜가慧可라 하
였다. 혜가는 달마 대사의 가르
사진 5. 송광사 「혜가단비도」.
침을 받고 중국 선종의 제2대 조
사가 되었다는 내용을 그린 것이다. 「혜가단비도」는 벽화뿐 아니라 예로부
터 회화의 소재로 많이 그려지기도 하였는데 어느 것이나 위의 내용을 사
실적이고 인상적으로 잘 표현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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