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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祖가 된다. 그로부터 2조 혜가 대사, 3조 승찬 대사, 4조 도신 대사, 5조 홍
             인 대사에 이르렀고, 홍인에게서 6조인 혜능 대사가 나왔다. 그래서 서천 28

             조와 동토 6조를 합쳐 33조사를 헤아리고, 이를 지혜의 등불을 잇는 전등傳
             燈의 정통으로 삼는 전통이 생겨났다. 석가모니로부터 마하가섭에게로 이어

             진 깨달음이 28대 조사인 달마 조사에 의해 중국으로 이식된 것이다.
               이러한 전등의 초조가 되는 달마 조사를 소재로 하는 달마도가 최초로
             그려지기 시작한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중국 당나라 때인 8-9세기 정

             도일 것으로 보인다. 선승들이 선의 최종 목적이라 할 견성성불見性成佛에

             이르기 위한 실참실수實參實修 수행의 길에서 깨달음의 경계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 그 계기라고 하겠다. 즉 정진 도중에 법열에 겨워 탈속적 일필휘지
             를 휘둘렀던 것인데, 이는 선의 황금시대라 일컬어졌던 당·송 대代의 분위

             기와도 맞아진 것으로 보인다. 수행 과정에서 증득되는 내면의 직관적인 세

             계가 표현되는 것으로는 달마도만한 것은 없었다. 달마가 전한 선종은 다
             음의 네 구절을 통하여 뚜렷한 종지宗旨를 알 수 있다.



                  不立文字       말이나 문자에 집착하지 않고

                  敎外別傳       경전 밖에서 따로 전하며
                  直指人心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파악해
                  見性成佛       참다운 본성을 체득하는 것이 곧 깨달음이다.




               바로 이 메시지가 석가모니의 마음을 그대로 전하여 체험에 눈뜨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오로지 깨달음으로 향하는 달마의 수행법은 경전에
             의존하거나 문자의 풀이를 따라가기보다는 사람의 마음 속으로 단번에 들

             어가 자기의 본래 모습을 보고 부처가 되는 가르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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