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21년 5월호 Vol.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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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여산廬山 화상이 그 가운데 한 분이다.”고 단언하셨다. 이것이 유명한
             황벽 스님의 정안종사에 관한 법문으로 우리 종문의 생명선과 같은 말씀
             이다. 이는 대혜 선사도 마찬가지셨다. 대혜 스님 당시에도 종사를 자처하

             며 법석을 연 이들이 수없이 많았다. 허나 대혜 스님은 그들 모두를 인정

             하진 않았다. 교충광敎忠光이 찾아와 천하 선지식들이 똑같이 펴는 선법을
             묻자 대혜 스님은 “지금 총림에서 선법을 거침없이 말하지만 양기의 정맥
             을 이어받은 이는 서너 사람뿐이다.”고 말씀하셨다. 교충이 그 말에 처음

             엔 크게 분노하였으나 결국은 마음을 돌이켜 대혜에게서 도를 얻고 법을

             이었다. 원오 극근 선사의 스승인 오조 법연 선사도 마찬가지셨다. 당시 황
             룡 혜남 선사 회하의 많은 제자들이 천하를 호령하고 있었지만 오조 법연
             선사는 오직 회당晦堂과 귀종歸宗 두 분만 긍정하고 그 밖에는 아무도 긍

             정하지 않았다. 천하를 호령하는 수많은 선지식 중 두셋의 참다운 선지식

             을 알아보고, 옳고 그름과 깊고 얕음을 분명히 가려낼 수 있는 뛰어난 안
             목을 갖춰야만 참으로 사람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
             면 바른 안목을 갖춘 종사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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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고심정사 석문숙 불자 제공. 4월8일 부산 승학산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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